최적의 코딩 스팟 탐색기
개요
개발자로서 집 외에 코드를 두들길 수 있는 '제2의 작업공간'은 정말 중요하다. 특히나 재택근무가 끝나고 회사에 출근하는 일상으로 돌아간 요즘, 퇴근 후 개인 프로젝트나 사이드 허슬을 위한 공간 찾기는 나에게 꽤 중요한 미션이 되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몇 주간 찾아낸 개발하기 좋은 카페들을 소개하려 한다. 단순히 "카페 추천" 수준의 글은 아니고, 진짜 개발자의 눈으로 바라본 작업 공간으로서의 카페를 평가해봤다. 개인적으로는 스터디카페보다 일반 카페가 주는 묘한 생동감이 작업 효율을 높여준다고 믿는데, 양심고백하자면 이건 그냥 내 주관적인 느낌일 수도 있다.
아무튼, 우리 개발자들이 몇 시간이고 앉아서 코드를 작성하고, 디버깅하고, 가끔은 버그와 씨름하며 절망하기도 하는... 그런 일련의 과정을 편안하게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의 조건과 실제 발견한 보석 같은 장소들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어쩌면 '내가 찾은 개발하기 좋은 카페들'이라는 이 글이,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다른 개발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정리하게 되었다.
1. 개발자에게 카페란 무엇인가?
솔직히 카페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연인과 데이트하는 공간이나 친구들과 수다 떨기 좋은 장소로 카페를 찾는 사람들도 많을 테지만, 개발자에게 카페의 본질은 '개발하기 좋은 공간'이라고 봐야 한다.
스터디카페? 음...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 특유의 경건한(어쩌면 숨막히는?) 분위기가 내 성향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당 2천원씩 내는 것도, 커피 맛이 영 별로인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일반 카페가 여러모로 상위호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카페에서 시끄럽게 전화통화를 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건 아니지만, 카페 특유의 적당한 소란함과 생동감이 오히려 창의력을 자극한다고 느낀다.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내 작업 스타일이다.
2. 개발자를 위한 카페의 5가지 필수 조건
이 부분은 확실히 개인의 취향과 작업 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내 기준에서는 이렇다.
-
영업시간이 충분히 길어야 한다. (중요도 ★★★★☆)
- 퇴근 후 최소 3~4시간은 코딩할 시간이 필요한데, 9시에 문 닫는 카페는 애석하게도 OUT이다.
- 가능하면 24시간 운영하는 카페가 이상적이다.
(야간 코딩 타임이 생산성이 폭발하는 시간대라는 건 모든 개발자가 공감하지 않을까?)
-
1인당 할당된 테이블 공간이 넓어야 한다. (중요도 ★★★☆☆)
- 가끔 1인 좌석에 작은 원형 테이블만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서브모니터를 놓을 공간이 없어서 작업 효율이 확 떨어진다.
- 노트북 + 태블릿 + 커피와 디저트 정도는 올려놓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개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
화장실 퀄리티가 좋아야 한다. (중요도 ★★★★★)
- 이건 정말 중요하다. 카페에서 몇 시간씩 작업하다 보면 화장실은 필수 코스인데, 불편한 화장실은 집중력을 완전히 망가뜨린다.
- 1등급은 당연히 비데가 있는 곳이지만, 최소한 가게 내에 화장실이 있어야 한다.
- 화장실 자체가 없는 카페(주로 24시간 운영하는 곳에 많다)는 기본적으로 고려 대상에서 제외한다. 근처에 괜찮은 공용 화장실이 있다면 타협 가능하지만...
-
가격이 합리적이어야 한다. (중요도 ★☆☆☆☆)
- 커피 한 잔 시켜놓고 5시간 앉아있는 건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 메뉴를 여러 번 시켜도 지갑에 부담 없는 곳이면 좋다.
- 다양한 메뉴가 있으면 더 좋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하루 종일 마시다 보면 질리니까...
-
적당히 사람이 많아야 한다. (중요도 ★★☆☆☆)
- 아무리 좋고 깔끔한 카페라도 사람이 너무 적으면 사장님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는 느낌이 든다.
- 내 성격상 이런 '관심의 집중'은 그리 편하지 않다. 적당히 북적이는 분위기가 오히려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3. 내가 발견한 카페들
이사하고 나서 몇 주 동안 주말마다 카페투어를 했고, 꽤 괜찮은 곳들을 발견했다. 아래는 내가 5회 이상 방문한, 검증된 카페들이다.
-
엔제리너스 석촌DI점
- 12시까지 영업 (퇴근 후 코딩하기에 충분한 시간)
- 개인에게 할당된 자리가 매우 넓음 (더블 모니터 설치해도 여유로움)
- 화장실 상태가 매우 좋음 (비데 있음!)
- 가격은 좀 비싼 편이지만 한 달에 쿠폰 몇 개씩 뿌려줘서 할인 받을 수 있음
- 메뉴도 다양하고 맛있는 빵도 판매해서 오래 있어도 질리지 않음
- 엄청나게 크고 사람이 많아서 은둔형 개발자인 나도 편안함을 느낌
-
맨들러
- 11시까지 영업
- 개인 테이블 공간이 넓은 편
- 화장실도 매우 깨끗함
- 가격은 살짝 비싼 편이지만 메뉴가 다양하고 빵도 판매함
- 2층까지 있어서 자리 찾기도 수월한 편
-
투썸
- 10시 30분까지 영업
- 개인 테이블은 좀 좁은 편 (이게 가장 큰 단점)
- 화장실은 깔끔함
-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메뉴가 다양하고 빵도 좋음
- 크고 2층까지 있어서 자리 선택의 폭이 넓음
- 집에서 걸어서 3분 거리라는 압도적 접근성이 최대 장점
-
러너블
- 24시간 운영이라는 엄청난 장점
- 개인에게 할당된 자리가 넓음
- 단점은 화장실이 없고 근처 공공화장실을 이용해야 함 (그것도 상태가 심각하게 좋지 않음)
- 가격이 매우 저렴해서 장시간 작업해도 부담 없음
- 밤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조용히 집중하기 좋음 (물론, 사장님의 시선은 감수해야...)
-
런드리고 24
- 24시간 카페라는 대단한 메리트
- 테이블 크기는 보통 (더블 모니터 설치가 간신히 가능한 수준)
- 화장실은 있지만 주인에게 전화해야 하는 번거로움
- 가격은 저렴한 편
- 밤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조용한 작업 환경 보장
-
신림 더벤티
- 24시간 카페
- 개인 자리가 넓음 (이건 정말 중요한 장점!)
- 화장실은 보통 수준
- 가격이 매우 저렴함
- 밤에도 사람이 많아서 24시간 카페 중에서는 가장 편안한 분위기
- 그러나 이제는 갈 수 없는 최고의 카페... 신림에서 가장 그리운 그곳..
결론
사실 이렇게 카페를 고르는 기준이 까다로운 것은, 개발자로서 코딩하는 환경이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작업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집중력을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완벽한 카페를 찾는 여정은 그 자체로도 꽤 재미있는 경험이다. 오늘도 나는 카페를 돌며 살아있음을 느낀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