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을 읽다
책을 읽게 된 계기
대학교 다닐때 선배가 추천해준 책이었다.
그 당시에도 살짝 한물 간 책이었지만, 동아리 후배였던 나와 다른 동기들에게
이 책의 사상을 깊이 추천하려고 강하게 어필했었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
통섭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계몽사상 이후, 학자들은 수학이나 철학과 같은 전통적인 학문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생물학과 유전학 같은 자연과학 분야에도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 부상한 자연과학으로 인해 사람들은 더 많은 지식과 인간, 더불어 세상에 대한 깊은 통찰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지식은 단순이 인간과 그 외 세상에 대한 이해 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예술, 심지어 윤리와 문화, 종교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사회과학, 예술, 윤리, 종교 등 세상의 모든것들은 계속 타고들어가면 자연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입장이다.
어찌보면 인간의 복잡한 행동원리, 종교, 윤리 등도 그저 수많은 동물 중 인간이라는 일부 종의 유전자적, 본능적 특성의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각각의 파트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 계몽사상
- 어찌보면 계몽사상은 ‘모든것은 틀렸다. 바로잡자’ 라는 사상이다.
- 계몽사상으로 인해 학자들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진리에 통달하게 되었지만 그에 반해 끊임없이 진실에 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여러 관습과 감성을 통합하지 못했다. 특히 인간 윤리의 복잡성을 끝끝내 해석하지 못했다. 결국 계몽사상에 의해 한동안 인간 정신세계에 대한 탐구는 진행되지 못하였다.
- 계몽주의의 극단에는 포스트모더니즘이 있었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모든것을 비판하며 과학의 구성요소 하나하나를 해부(어찌보면 파괴)했다. 이는 만물이 단 하나의 정답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과학자들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다.
- 자연과학
- 마치 아리아드네의 실타래처럼, 어떠한 학문 또는 지식에 대해, 더 정확성있는 검증을 위해서는 해당 지식의 인과적 설명을 계속 타고 들어가 끝점에 이른다면, 결과적으로 닿는 것은 물리법칙이다. 이것은 매우매우 복잡하다.
- 작가는 학문의 환원에 대해 본인의 개미 연구에 예를 들어 설명했는데, 개미의 의사소통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물리학과 화학을 사용했다. 개미라는 초 개체(군체)도 각각의 분자단위에 대한 지식까지 역행하면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학문은 근거에 기반한 예측이다. 이러한 학문의 장에서 정확성 있는 예측을 위해서는 모든 학문과 자연과학의 통섭이 필요하다.
- 심리학
- 인간은 꿈을 꾸는데, 꿈에서 나타나는 몽사(뱀)의 공포는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다.
- 몽사(꿈속에서 겪는 공포, 심리학), 뱀(생물학), 뱀의 신경회로(신경학), 우로보로스(사회과학), 뱀을 인식했을때 뇌의 반응(화학)
- 인간의 심리를 해석하기 위해 생물학적인 관점을 도입하면 복잡성이 너무나 증가한다.
- 철학자들은 마음에 대한 진리를 밝히지 못했다.
- 마음은 통섭에서 가장 중요한(복잡한) 주제이지만, 너무나 어렵다. 뇌의 진화방향 자체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보다는 생존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마음이 뇌의 작용 일부임을 알고있다.
- 물론 마음의 물질적 기초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 그러나 뇌과학은 많은 자본과, 많은 관심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며, 많은 진리가 발견되고 있다.
- 이러한 뇌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른 생물 체계에 대해 같이 탐구하고, 이를 공학적인 문제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 인간은 꿈을 꾸는데, 꿈에서 나타나는 몽사(뱀)의 공포는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다.
- 문화
- 인간, 그리고 다른 모든 생물들은 태초의 하나의 무언가에서 진화를 통해 분산되었다.
- 이때 진화의 방식은 유전적 진화 뿐만 아니라 문화적 진화의 영향도 있었다.
- 언어는 인간 고유의 속성이다. 유인원들에게 언어는 없지만 문화는 있다.
- 인간의 언어체계가 완전해졌을때 물질문화의 발전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 일반적으로 사람들 사이의 문화적 차이는 그 사람이 어디 출신이고, 어디에서 사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 하지만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거리에서 동시에 발생한 두 문명이 동일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 이는 인간 문화에 보편적 요소들이 존재함을 반증한다.
- 작가는 후성규칙(유전자 + 경험과 환경)으로 인간의 인지와 행동을 결정하는 체계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 유전자의 힘은 매우 강력하지만, 문화는 더욱 강력하다. 문화는 인간을 유전자의 제약을 벗어나 다양한 형태로 발현하게 한다.
- 문화와 유전자의 힘
- 유전자는 본능적으로 널리 퍼지려하지만 문화적 진화로 인해 공동체에 이로운 존재는 설사 자손을 퍼트리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개체군 내에 퍼질 수 있다.
- 유전자는 남성을 배타적인 성적 접근을 발현하고, 여성에게는 자원의 공급과 안전성을 중시하도록 유도하지만, 인간 뿐만 아니라 고도로 발전된 조직 체계를 가진 생물들은 개인이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 대표적으로 근친상간의 예시가 있다. 근친상간은 여러단계에서 분명 방해를 받는다. 본능적으로 유의미하게 근친상간을 회피한다는 통계자료가 존재하며, 인간 역사를 통틀어 지속적으로 윤리적, 법적으로 이를 금기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구체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지지는 않았다.
- 사회과학
- 사회과학도 결국은 과학의 한 갈래이다.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타고 올라가면 그 진리의 근원에는 물리학과 생물학이 존재하는 것이다.
- 그러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문제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지며, 이는 옳지 않다.
- 많은 학자들은 자신의 전문분야를 탐구하는 일에 다른 학문이 개입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 예술
- 모든 진리는 하나로 통한다고 했을때 과학에서 예술로 향하는 길을 밝혀내는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 우선, 예술은 인간의 조건을 감정과 느낌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 과거에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따라 각각 다른 방식으로 치장했고, 이는 후성규칙 때문이다.
- 유전자에 각인된 ‘미’의 본질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나비가 무작정 가장 크고 가장 빛나는 모형 나비를 쫓는 것을 보면 유추할 수 있다.
- 유전자는 단순히 번식에 최적화된 이성에 끌리는 것이 아니라 번식에 최적화된 이성의 중요한 공통점을 포괄하는 일부 특징에 끌리는 것이다.
- 그때문에 현대 사회에서 아름다움은 번식에 유리함과는 거리가 있어보인다.
- 인간은 기본적으로 미지의 것을 사랑한다.
- 그때문에 여러 대륙으로 퍼졌고, 미지의 존재에 대한 동경,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갈망, 우주에 대한 탐구심 등이 개발되었다.
- 과학과 예술은 상반되는 것이 아니다.
- 과학 : 원인과 결과에 집중
- 예술 : 주관적인 경험과 감정에 집중
- 과학을 깊게 탐구하는 것으로 예술적인 자극이 될 수 있으며, 그 반대의 것도 가능하다.
- 윤리
- 도덕 논증을 자연 과학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나?
- 도덕 논증을 면밀하게 이해하는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과거에는 초월론이 대세였다.
- 초월론은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 복잡한 논쟁없이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 사람을 왜 죽이면 안되는가, 왜 뺏으면 안되는가, 왜 간음하면 안되는가
- 과거 시점에서, 신의 존재가 없었다면, 모든것이 허용되고, 자유는 곧 불행의 길로 향했을 것이다.
- 그러나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옳은지 생각한다면, 경험론의 것이 훨씬 들어맞는다.
- 초월론은 수차례, 지금도 계속 반박당하고 있지만, 경험론은 아직 논박된적이 없다.
- 훗날 경험론이 논박된다면, 초월론을 지지하는것도 당연하다.
- 우주적 존재가 지구와 인간을 탐구한다면 지극히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신앙, 종교, 예술을 해석하려 할 것이다. 이는 당연하다.
- 경험론은 공격적이고 냉혹하지만 우리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 물론 생물학적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말이다.
- 과학과 종교는 통합될 수 있는가?
- 과학은 사실을 밝혀내고, 종교는 이를 쉽고 강력하게 통합할 수 있다.
작가의 마지막 생각
- 모든 현상들은 물리법칙으로 환원(통섭) 될 수 있다.
- 종교적, 사회과학적인 것들은 어찌보면 진리의 극단적인 일부일 뿐이다. 우리는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과거의 관습을 버려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개척해야한다.
- 물론 오래된 유산을 방기하며 진보라는 이름 아래 도덕, 예술, 가치를 내동댕이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것이다.
내 생각
- 통섭을 읽기 전까지, 통섭이란 전혀 다른 각 분야의 상호작용이라고 생각했다.
- 그러나 통섭은 이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좁은 개념이었다.
좋았던것
상당히 오래된 책이지만 작가의 생각이 신선하다고 느껴졌다.
모든 진리를 과학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태도는 과학자라면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처럼 느껴졌다.
또한 일반적으로 저명한 학자들은 이렇게까지 과감하게 다른 학문과 학자들에 대하여 강하게 말하지 않는데,
이 책에서 에드워드 윌슨은, 과하게 느껴질 정도로 다른 학문들에 대하여 강하게 이야기 했다.
다양한 학문에 포괄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학자가 어느정도 쉬운 예시를 들며 학문 통합의 중요성을 설파하는것은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빴던것
다른 학문에 대한 리스펙이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작가가 반복해서 설명하긴 했지만 사회과학은 복잡하고 어려운 학문인데, 이를 필요 이상으로 조롱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른 시선에서 보면 Consilience 라는 단어 자체가 이 책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 통섭은 다른 학문과 학문이 통합되어 새로운 방향성으로 나아가거나 기존의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는것이 아니라 그저 모든 진리를 과학의 아래 두고, 과학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견해였다.
작가가 책에서 몇번이고 말했듯, 사회과학과 종교, 예술 등 자연과학과 거리가 있는 학문을 일찍부터 과학의 아래에서 이해하려고 한다면 발전의 속도는 끔찍하게 더뎠을 거라고 생각한다.
최종적인 내 생각
개인적으로 최재천이라는 학자에 대하여 관심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개미, 인문학, 대중문화, 과학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책을 중간쯤 읽었을때 본 유튜브에서 이 책이 상당히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아무래도 책에 대한 평가를 보고나서 책을 읽으면 내 개인적인 시각이 왜곡되는것이 아쉽다.
워낙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담은, 방대한 분량의 책이라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정도의 책을 다 끝까지 읽고 각 파트별로 내용을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에드워드 윌슨의 시선이 어찌보면 굉장히 통찰력 있고 신선하게 느껴졌지만, 다른 학문에 대해 재단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판단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인문학 도서를 읽었으니 이제 소설을 읽어야지..
💡 별점 : ⭐️⭐️⭐️
5개 : 인생의 변화를 준 책
4개 : 훌륭한 책, 추천하고 싶은 책
3개 : 평타는 치는 책
2개 : 아쉬운 책
1개 : 시간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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