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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랭순대 작품집 을 읽다
개요
- 인터넷 망령들에게 유명한 몇몇 만화가 있다
- 단순 병맛 만화가 아니라 아마추어리즘에 부합하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주는 만화들.
- 뭐 이런 것들..
- 고랭순대는 아마추어 만화가이자, 이런 타입의 만화 중에서 어느정도 양지에서도 볼만한 웹툰을 그리는 작가이다.
- 어찌보면 이런 종류의 만화 작가중에 가장 뛰어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 다른 작품은 너무 음지를 지향한다던가 스토리텔링이 부실하거나 하다.
- 고랭순대의 작품은 아마추어스러운 그림체를 제외하면 현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 고랭순대 작가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때, 솔직히 별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 그러나 단행본을 사고싶은 욕구가 치솟았다.
- 이는 작가에 대한 단순한 호감 때문이 아니라, 수천 시간을 인터넷에 흘려보낸 내 청춘에 대한 일종의 기념품을 갖고 싶은 마음이랄까.
- 주말에 카페에서 초고속으로 읽었다.
땅거북 스프
줄거리
- 주인공은 햄스터를 키운다
- 이름은 해씨
- 해바라기씨 같은 두 점이 등 뒤에 있어서 지어준 귀여운 이름이다.
- 혼자사는 주인공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사랑스러운 존재다.
- 친구가 여행간다고 맡긴 고양이가 한순간에 햄스터를 먹어버렸다.
- 주인공은 절망했다.
- 주인공은 너무너무 분노했다.
- 주인공은 고양이가 햄스터에게 그랬던 것처럼 고양이를 먹어버리려 한다.
- 고양이를 냄비에 넣었더니, 당연하지만 고양이는 두려움에 떨었다.
- 주인공은 여기서 죄책감과 무의미함을 느꼈다.
- 결국 고양이를 살려보낸다.
- 그저 햄스터가 죽어서 해바라기 별에 갔을거라 위안했다.
- 그러나 한달 뒤 친구는 고양이를 귀찮다는 이유로 버렸다.
- 주인공은 분노하여 친구를 때리고 고양이를 찾으러 나섰다.
- 고양이를 찾았지만 이미 죽어가고 있었다.
- 고양이가 낳은 새끼는 해씨처럼 두 점이 있었다.
- 주인공은 새끼에게 해씨라는 이름을 주고 소중하게 키운다
- 새끼는 일찍 죽었다.
- 주인공은 너무나 괴로워서 시체를 안고 몇일동안 말을 걸었다.
- 주인공은 문득 해씨가 계승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기이한 생각을 하게 된다.
- 죽은 새끼를 믹서기로 갈아 고기로 만들어 고양이에게 먹였고, 고양이가 낳은 새끼는, 역시 해씨였다.
- 2번째 고양이해씨도 몸이 약해 얼마 못가 죽어버렸다.
- 주인공은 고민한다.
- 나는 또다시 시체를 고양이에게 먹여서 해씨와 함께해야하는가
- 주인공은 100년을 산다는 땅거북에게 해씨를 먹였고, 땅거북 해씨가 탄생했다.
- 주인공은 문득 바다거북 수프 나폴리탄 괴담을 떠올린다.
- 나폴리탄 괴담 - 바다거북 수프의 내용은 이렇다.
- 바다에서 조난된 남자가 생사를 헤매다 간신히 바다거북 수프를 먹고 살아남았다.
- 그는 회복되고나서 레스토랑에서 바다거북 수프를 먹는다.
- 그는 바다에 몸을 던진다
- 그가 먹은 것은 바다거북 수프가 아니라 연인이었던 것이다.
- 그러나 주인공은 이렇게 해석한다.
- 바다거북 수프를 맛본 남자는 수프가 별로였다고 생각한다.
- 그러나 수프를 먹고 나왔을때 그의 몸속에서 바다거북의 영혼이 말을 건다.
- 나는 바다거북의 영혼이고, 곧 사라질테지만, 마지막으로 바다를 보고 싶다
- 남자는 고민 없이 기꺼이 바다에 몸을 던진다.
- 주인공은 바다거북의 영혼이 그랬던 것처럼 해씨의 영혼도 계승된다고 믿는다.
- 고양이를 버렸던 친구가 결혼한다고 연락을 해왔다.
- 친구는 과거를 부끄러워하며 깊이 사죄한다.
- 주인공은 자기가 겪은 해씨 이야기를 친구에게 해준다.
- 친구의 아내는 이를 주의깊게 듣는다.
- 친구와의 만남이 끝나고 친구의 아내가 찾아온다.
- 거북이를 자신에게 팔라고 한다.
- 자신은 불임이고, 주인공의 말에 의하면, 거북이를 자기가 먹으면 아이를 낳을 수도 있지 않냐는 것이다.
- 주인공은 한사코 거절한다.
- 해씨는 나의 기적이고, 나의 가장 소중한 것이다.
- 억만금을 주더라도 해씨를 넘기지 않을 것이다.
- 그러나 주인공은 다시 생각한다.
- 해씨를 만난 것은 기억이었다.
- 햄스터를 잡아먹은 고양이를 데려오는 것도, 소중한 고양이가 죽었을때 거북이로 환생시키는것도 당시에는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러한 의미 없는 행동을 통해 나는 기적을 경험했다.
- 그러니 이번에도 기적을 기대해본다.
- 주인공은 고민끝에 아이를 원하는 친구의 아내에게 해씨를 보낸다.
- 단, 해씨를 죽이지 말고, 해씨가 죽게된다면 그때 먹어달라고 한다.
- 그는 그녀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 그러나 그는 해씨를 그녀에게 보낸다.
- 그는 외국으로 떠나 10년동안 친구와, 친구의 아내와 연락하지 않았다.
- 사실, 그의 주소만 적힌 편지를 몰래 보낸 적이 있긴 하다.
- 그는 바다거북 스프 이야기를 떠올렸었다.
- 훗날 해씨가 그녀의 뱃속에서, 나를 그리워하고, 해바라기 별을 보고 싶다고 말을 건다면, 그때 내 주소를 보고 그녀가 찾아와주지 않을까?
- 애석하게도, 친구의 아내 또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 주인공은 그저 해씨를 그리워할뿐이다.
- 주인공은 해씨의 기적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 그는 10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작은 가게나 할까 생각하면서.
- 그는 버스 정류장에서 이마에 해바라기씨같은 점 두개가 있는 소녀를 만난다.
- 그 소녀는 그를 꿈에서 봤다고 한다.
- 소녀의 말에 의하면 매번 꿈에서 남자를 만났다고 한다.
- 꿈에서 소녀는 매번 아팠고, 아플때마다 남자가 슬퍼했다.
- 소녀의 엄마도 아플때마다 슬퍼했고, 너무나 아팠을때 꿈에서 소녀를 먹었다고 한다.
- 남자는 소녀를 알지 못한다고 말하고 소녀는 버스를 타고 떠난다.
- 소녀는 떠나면서 해바라기씨를 좋아한다는 말을 한다.
- 그는 정신을 차리고 버스를 향해 미친듯이 달린다.
- 해바라기 꽃을 쥔채 미친듯이 달린다.
- 그는 깨달았다.
- 해씨의 해바라기 별이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해바라기 별이 해씨였음을 깨달았다.
- 그는 떠나는 소녀에게 해바라기꽃을 전해주며 눈물을 흘린다.
내 생각
- 아마추어 만화 특유의 파격적인 스토리가 매력적이었다.
- 어떻게 키우던 동물을 갈아서 먹이로 주는 상상을 했을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짜임새있고, 완결성 있는 스토리가 너무 좋았다.
- 주인공은 해씨가 행복하게 살고있는 사후세계, '해바라기별'에 대해 집착한다.
- 어쩌면 그것은 해씨가 행복한 곳이 아니라 주인공 마음의 안식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었을까?
- 주인공은 해씨의 삶을 계승시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 그러나 주인공이야말로 해씨의 기적을 가능하게 한 존재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 사랑과 기적은 대상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억하고 해석하는 주체에게서 비롯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폴리탄 괴담의 재해석도 흥미로웠다.
- 절망과 비극의 이야기를, 주인공은 구원과 연대의 의미로 해석했다.
- 이는 해씨의 기적 또한 해씨가 준 선물이 아니라 주인공이 의미를 부여했을때 비로소 기적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어찌보면 클리셰적인 이야기 일 수도 있는데, 마지막 결말부분 훌륭한 마무리였다.
- "해씨의 해바라기별이 내가 아니라, 나의 해바라기별이 해씨였다"를 깨닫는 순간 사랑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울림을 준다.
- 단순히 인터넷에서 가볍게 소비되는 단편 만화로서는 보기 드문 결말이라고 할 수 있다.
추가 생각
- 나는 주인공이 친구의 아내에게 해씨를 넘겨준 부분이 잘 이해가 안됐다.
- 다시 생각해보니 주인공은 해씨에 대한 자기 자신의 집착에서 해방되고 싶었던게 아닐까?
- 또는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해씨의 환생을, 불임인 친구의 아내에게 전달함으로써 해씨의 기적을 의미있게 만들고 싶은게 아니었을까?
- 어쩌면 그가 소녀와 만났던 기적도 그가 해씨에 대한 집착을 버렸기에 가능했던 걸지도..
필름 매니악
줄거리
내 생각
유령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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